오라룬1장

7화. 완벽한 보고서

라엔의 조사실에는 헤아린이 열두 개 있었다.

문이 갈라지자 가장 먼저 마른 바람이 새어 나왔다. 바다 아래의 방인데도 소금 냄새가 없었다. 벽과 천장에는 습기를 먹는 회색 점토가 발라져 있었고, 바닥에는 얕은 물길이 원을 그리며 흘렀다. 물길 안쪽으로 열두 개의 탁자가 놓여 있었다.

각 탁자 위에는 손바닥만 한 마을 모형이 있었다.

낮은 지붕, 굽은 골목, 공동 화덕과 해안의 돌 방파제. 모두 헤아린이었다. 다만 같은 모습은 하나도 없었다.

첫 번째 모형은 화덕이 타고 있었다.

불은 작았지만 사라지지 않았다. 모형 속 하론이 집게를 들고 동쪽 벽으로 달려갔다. 벽이 무너졌고, 그의 오른손부터 불길에 잠겼다. 우리가 본 첫 번째 죽음이었다.

두 번째 모형에서는 화덕 아래의 통풍구가 모두 막혀 있었다. 불길은 작았으나 검은 연기가 높은 방파제 안에 가득 찼다. 하론은 서쪽 수문 앞에서 쓰러졌다.

세 번째에서는 주민들이 짐을 들고 내륙길을 올랐다. 산비탈이 무너지자 하론이 아이들을 밀어 냈고, 부러진 집게가 가슴에 박혔다.

“세 죽음.”

리브가 형의 팔을 붙잡았다.

하론은 모형 속 자신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죽음이 셋이 아니라 마을이 셋이었군.”

각 모형 아래에는 검은 점토판이 놓여 있었다. 글자는 라엔의 필체였다.

「관측 1. 개입하지 않음. 중심 화재. 화덕지기 사망.」

「수정 2. 지하 통풍구 봉쇄. 연기 정체. 화덕지기 사망.」

「수정 3. 내륙 조기 피난. 행군 잔향에 의한 도로 붕괴. 화덕지기 사망.」

누군가 죽음을 보고 예측을 바꾼 것이 아니었다.

한 조건을 새긴 뒤 그 결과를 관측하고, 실패하면 다음 조건을 덧씌웠다. 세 장면은 아직 결정되지 않은 미래의 조각이었다.

마레가 네 번째 모형 앞에서 멈췄다.

주민들은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고 있었다. 첫 밀물이 지나간 뒤 수면이 잠잠해졌다. 안도한 사람들이 돛을 내리는 순간, 반대 방향에서 두 번째 밀물이 나타났다. 배들이 하나씩 뒤집혔다.

리브의 작은 형상이 물속으로 가라앉았다.

하론이 동생의 손을 더듬었다. 리브는 수피로 감싼 왼손을 펴 보였다.

“여기 있어.”

다섯 번째 모형에는 낮은 방파제가 생겼다.

마레가 설계한 청동 연결쇠의 초기 형태가 돌벽을 붙들고 있었다. 첫 파도는 막았지만 두 번째 파도가 벽을 넘었다. 모형의 하론과 리브가 함께 사라졌다.

여섯 번째 방파제는 훨씬 높았다. 청동 수문까지 달려 있었다. 벽은 파도를 막았다. 그 대신 지하 불씨의 열이 빠져나가지 못했다. 물과 불 사이에서 흰 증기가 솟았고, 마을 중심이 폭발했다.

안쪽으로 휜 연결쇠 하나가 모형 밖으로 튕겨 나왔다.

마레가 그것을 집었다. 우리가 바다에서 주운 파편과 같은 크기였다.

“내 설계가 과거 유적에서 온 게 아니었어.”

그녀가 중얼거렸다.

“이 모형에서 흘러나간 거야.”

“라엔이 미래의 흔적을 보고 당신에게 설계의 방향을 흘렸을 수도 있습니다.”

내 말에 마레가 입술을 깨물었다.

“내가 만든 줄 알았는데.”

“만든 건 마레가 맞습니다.”

나는 여섯 번째 모형의 방파제를 보았다.

“흔적이 먼저 왔어도, 그걸 구조로 이해하고 그린 사람은 마레입니다.”

그녀는 대답하지 않았지만 연결쇠를 버리지도 않았다.

일곱 번째 모형에는 방파제가 없었다. 대신 마을 외곽 창고가 불타고 있었다. 주민들은 모두 살아남았다. 그런데 불이 꺼진 뒤 서로의 이름을 묻기 시작했다. 창고 안에 보관된 가족 기록과 공동 작업의 각인이 함께 탄 것이다.

하론의 작은 형상은 화덕 앞에 서 있으면서도 집게를 어떻게 쓰는지 몰랐다.

여덟 번째에서는 재난 잔향을 먼저 태워 없앴다. 검은 재가 하늘을 덮었다. 화재가 일어났을 때 주민들은 물동이의 위치도, 어느 골목부터 비워야 하는지도 기억하지 못했다. 리브는 피난선을 묶는 매듭을 잊은 채 두 번째 밀물에 휩쓸렸다.

아홉 번째 모형의 공동 화덕에는 굵은 흑철 고리가 박혀 있었다. 마을의 불을 한곳에 붙드는 닻이었다. 처음에는 모든 불씨가 얌전해졌다. 곧 집집의 등불과 아궁이 불이 골목을 따라 화덕으로 흘렀다. 한곳에 모인 불은 지붕보다 높이 솟았다.

하론이 모형 속 흑철 고리를 보며 자기 집게를 움켜쥐었다.

“내가 불을 지킨 게 아니라 불이 나를 닻으로 쓴 미래군.”

열 번째 마을은 가운데가 둘로 갈라져 있었다.

화덕 쪽 절반은 불의 기억을, 해안 쪽 절반은 물의 기억을 품었다. 양쪽 주민은 모두 살아 있었다. 그러나 하론은 해안의 리브를 알아보지 못했고, 리브도 화덕지기를 낯선 사람처럼 지나쳤다.

“이건 죽는 것보다 나쁘네.”

리브가 말했다.

하론은 대답하지 못했다.

열한 번째 모형에는 불도, 파도도 없었다.

주민들은 질서 있게 줄을 섰다. 누가 아이를 안고, 누가 물동이를 들며, 누가 화덕의 불을 끄는지 역할이 완벽하게 나뉘어 있었다. 첫 번째 밀물 전에 모두 높은 지대로 이동했다. 두 번째 밀물이 빈 마을을 덮었고, 지하 불씨가 화덕을 태웠지만 죽은 사람은 없었다.

“성공한 것 아닙니까?”

마레가 물었다.

네아는 모형 가까이 귀를 댔다.

“다시 보세요.”

물이 빠지자 주민들이 마을로 돌아왔다. 아이를 안았던 사람은 같은 자리에서 아이를 내려놓았다. 하론은 공동 화덕에 장작 세 개를 넣었다. 리브는 해초 밧줄을 두 번 당겼다.

그 뒤 종이 울렸다.

주민들은 다시 줄을 섰다.

파도가 오지 않았는데도 똑같은 피난을 반복했다. 같은 사람이 같은 아이를 안고, 같은 물동이를 들고, 같은 말을 했다. 모형 속 하론이 장작 세 개를 넣었고 리브가 밧줄을 두 번 당겼다.

종이 울릴 때마다 모든 동작이 처음으로 돌아갔다.

아무도 죽지 않았다.

아무도 새로운 일을 하지도 않았다.

“열한 번째 수정.”

나는 점토판의 마지막 문장을 읽었다.

「인명 손실 없음. 개별 역할의 변동이 재난 대응을 흔들 가능성 제거. 보존 가능.」

보고서로는 완벽했다.

삶으로는 아니었다.

열두 번째 탁자는 흰 천으로 덮여 있었다. 그 앞에는 기록원의 봉인 끈이 여섯 겹으로 묶여 있었다. 우리가 가까이 가자 물길이 갑자기 빨라졌다.

탁자 아래에서 검은 형상들이 일어났다.

사람 모양이 아니었다. 점토판과 봉인 끈, 부러진 뼈필이 얽혀 네 발로 걷는 짐승을 만들었다. 몸통에 새겨진 문장들이 계속 바뀌었다. ‘사망’이 ‘생존’으로, ‘붕괴’가 ‘보존’으로, ‘명령’이 ‘요청’으로 덮였다.

첫 형상이 입을 벌리자 뜨거운 재가 쏟아졌다.

두 번째는 물길을 꼬리처럼 들어 올렸다.

“봉인 잔향입니다!”

나는 하론과 리브를 뒤로 물렸다. 마레가 측량 밧줄을 던져 첫 형상의 앞다리를 묶었다. 밧줄에 불이 붙자 네아가 검은 퇴비를 뿌려 열을 낮췄다.

두 번째 형상의 꼬리가 바닥을 쳤다. 물길이 벽처럼 일어났다. 나는 해초 매듭으로 흐름을 옆 탁자들 사이에 나눴다. 물이 지나가자 열한 모형이 동시에 움직이기 시작했다.

열한 번의 화재와 밀물이 조사실 안에 겹쳤다.

불길을 피하면 다른 미래의 파도가 덮쳤고, 파도를 흘리면 무너진 내륙길이 발밑에서 솟았다. 봉인 형상들은 그 혼란 속을 자유롭게 움직였다. 서로 모순되는 기록이 많을수록 몸이 단단해졌다.

“기록을 하나로 맞추려 하지 마세요!”

네아가 외쳤다.

“그게 저것들의 먹이예요.”

나는 첫 번째 형상의 몸통을 보았다. 수십 문장 가운데 원래의 글자는 가장 아래 눌려 있었다. 위에 덮인 점토를 떼어 내려 할수록 다른 문장이 균열을 메웠다.

뿌리 수집꾼 하나가 열린 문으로 들어왔다.

작은 형상은 불과 물 사이를 뛰어 첫 번째 봉인 짐승의 등에 매달렸다. 잔뿌리가 점토 틈을 파고들었다. 문장을 지우는 대신 덮인 층을 한 겹씩 들어 올려 등에 실었다.

“썩게 만들려는 겁니다.”

나는 가장 굵은 뿌리를 탁자 안쪽으로 끌어왔다.

“기록을 없애는 게 아니라, 끝난 미래가 끝날 수 있게.”

하론이 흑철 집게로 봉인 끈을 잡아 뿌리에 연결했다. 리브는 다친 손으로 물길의 작은 수문을 열었다. 마레가 밧줄을 당겨 형상의 몸을 바닥에 눕혔다.

네아가 금속 집게를 점토판 가장자리에 끼웠다.

“지금.”

나는 뿌리와 기록을 함께 호명했다.

“일어나지 않은 일은 가능성으로 돌아간다.”

뿌리가 봉인 형상의 몸을 뚫었다.

점토가 흙으로 부서졌다. 덮여 있던 문장들은 사라지지 않고 작은 조각마다 나뉘었다. 한 조각에는 ‘하론 사망’, 다른 조각에는 ‘리브 생존’이 남았다. 서로를 유일한 결과라 주장하지 못하게 되자 봉인 형상은 더 이상 몸을 유지하지 못했다.

두 번째 형상도 물로 풀렸다.

열한 모형의 재난이 멈췄다.

네아가 열두 번째 탁자의 봉인 끈을 잘랐다.

흰 천 아래에는 파괴되지 않은 헤아린이 있었다.

지붕은 깨끗했고 방파제는 높고 견고했다. 공동 화덕의 불은 알맞은 크기로 타고 있었다. 모든 주민이 살아 있었다.

모형 속 나는 마을 입구에 서 있었다.

내 옆에는 라엔이 있었다. 그는 손을 내 어깨에 얹었고, 작은 나는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봤다. 종이 울리자 우리 둘은 함께 화덕으로 걸었다.

하론이 장작 세 개를 넣었다.

리브가 밧줄을 두 번 당겼다.

나는 남쪽 접점에 손을 얹고 네 번 숨을 셌다.

라엔이 고개를 끄덕였다.

모든 사람이 정확한 자리에 있었다. 누구도 다치지 않았다.

그러나 어린아이가 넘어졌을 때 아무도 손을 뻗지 않았다. 예정된 역할에 아이를 일으키는 동작이 없었기 때문이다. 아이는 울지 않은 채 스스로 일어나 원래 자리로 돌아갔다.

화덕 옆 찻잔이 떨어졌다.

하론은 돌아보지 않았다. 그는 장작을 세 개만 넣어야 했다.

모형 속 내가 라엔에게 질문했다.

입은 움직였지만 소리는 없었다. 다음 순간 작은 나는 같은 질문을 처음부터 되풀이했다. 라엔도 같은 각도로 고개를 숙이고 같은 대답을 했다.

열두 번째 마을은 열한 번째보다 부드럽고 자연스러웠다.

그래서 더 완벽한 감옥이었다.

“그 천을 다시 덮어.”

문에서 라엔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는 혼자 서 있었다. 지팡이 끝에는 지상의 재가 묻어 있었지만 다친 흔적은 없었다. 피난 종은 거짓 경보였던 모양이었다.

“언제부터였습니까?”

내가 물었다.

라엔은 열두 마을을 천천히 둘러봤다.

“헤아린의 지하 불씨와 겹친 밀물이 충돌한다는 걸 안 건 세 해 전이다.”

“처음 각인한 건요?”

“두 해 전.”

“열한 번이나 마을을 죽였습니까?”

하론이 집게를 들고 다가갔다.

“사람을 죽인 것이 아닙니다.”

라엔의 말에 하론이 멈췄다.

“가능한 결과를 각인해 관측한 겁니다. 그 안의 형상은 현재의 여러분이 아니었어요.”

“내 얼굴로 죽었고, 내 동생 얼굴로 물에 빠졌지.”

“그래서 실패로 남겼습니다.”

“실패한 뒤 저 폐허에 버렸고.”

라엔은 대답하지 않았다.

나는 열한 점토판을 가리켰다.

“어떻게 미래를 각인했습니까?”

그는 외투 안에서 작은 물건을 꺼냈다.

손가락 길이의 검은 돌이었다. 한쪽 면이 부러져 있었고, 표면에는 글자 대신 물질이 눌린 방향들이 겹쳐 있었다. 나무결, 물결, 불에 녹은 금속의 흐름이 하나의 조각 안에 공존했다.

첫 룬의 파편.

세계가 각 속성의 이름으로 갈라지기 전, 방향 자체를 새겼다는 유물이었다.

“이 파편은 미래를 보여 주지 않는다.” 라엔이 말했다. “가능한 조건을 땅에 깊이 새길 뿐이야. 충분히 오래, 충분히 반복해서 새기면 현실이 그 길을 익힌다.”

“그러니 잔향이 과거처럼 남은 거군요.”

“일어날 가능성이 땅에 마찰을 남긴 거지.”

“시간이 되돌아간 것은 아니고요.”

“단 한 번도.”

모형 속 사람들은 현재의 주민이 아니었다. 그러나 라엔이 각인한 가능성이 현실을 닮아 갈수록 그들의 죽음과 상처는 현재로 새어 나왔다. 청동 파편은 마레의 설계를 낳았고, 세 죽음은 하론을 고립시켰다. 관측만 했다는 말로 떼어 낼 수 없는 일이었다.

“왜 우리를 불렀습니까?”

“마지막 확인이 필요했다.”

라엔은 나를 바라봤다.

“너는 서로 다른 속성의 잔향에서 같은 사람을 알아본다. 침식 뒤에도 이름을 잃지 않았고, 모순된 방향을 억지로 합치지 않아. 열두 번째 미래에서 모든 주민의 정체가 유지되는지 네가 확인해 주길 바랐다.”

“정체가 유지됩니까?”

“기억도 관계도 보존된다. 누구도 죽지 않는다.”

“새로운 행동은 하지 못합니다.”

“재난이 지나갈 때까지만 반복을 유지하면 돼.”

“모형은 파도가 지나간 뒤에도 계속 반복했습니다.”

라엔의 침묵이 답이었다.

“해제 방법이 없는 겁니까?”

“안전하게 검증된 방법은 아직 없다.”

“그래서 영구 보존이라고 썼군요.”

“살아 있으면 다음 방법을 찾을 수 있다.”

“스스로 다음을 찾을 수 없는 사람들을 살아 있다고 부를 수 있습니까?”

라엔의 얼굴이 흔들렸다.

“나는 네가 죽는 미래도 봤다.”

방 안의 공기가 멎었다.

“몇 번이고. 하론과 리브뿐 아니라 너도, 마레도, 이 마을에 들어온 조사원들도. 조건을 바꿀 때마다 누군가 남고 누군가 사라졌어.”

그가 한 걸음 다가왔다.

“열두 번째에는 모두 살아 있다. 네 기억도, 네 이름도 온전해.”

“정해진 말을 반복하면서요.”

“나를 도와 마지막 배열을 안정시켜라. 재난이 끝난 뒤 해제법을 함께 찾자.”

그의 손이 내게 내밀어졌다.

훈련 사고 뒤에도 같은 손이 나를 일으켰다. 라엔은 내가 호명자가 될 수 있다고 끝까지 믿었다. 그 믿음이 거짓이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래서 더 분명히 대답해야 했다.

“하지 않겠습니다.”

라엔의 손이 천천히 내려갔다.

“모두를 위험에 두겠다는 뜻이냐?”

“사람들을 살리겠습니다. 하지만 사람인 채로 살리겠습니다.”

“방법도 모르면서?”

“열한 번의 실패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뿌리가 그것들을 먹고도 하나로 굳지 않은 것처럼.”

“희망은 검증이 아니다.”

“완벽한 보고서도 삶은 아닙니다.”

라엔의 눈에서 마지막 망설임이 사라졌다.

그가 검은 파편을 여섯 관절 도구 가운데 끼웠다.

“선생님, 멈추세요.”

나는 앞으로 나아갔다. 지팡이가 내 발 앞을 막았다.

라엔은 나를 공격하지 않았다. 대신 물길의 접점을 돌렸다. 바닥의 물이 솟아 우리 사이에 투명한 벽을 만들었다. 불길과 뿌리가 벽 안쪽에서 서로 얽혔다.

“너는 언젠가 이해할 거다.”

“이번에도 저를 지키기 위해 대신 결정하는 겁니까?”

그의 입술이 움직였지만 대답은 들리지 않았다.

물벽 너머에서 라엔이 첫 룬 파편을 바닥의 빈 홈에 꽂았다.

열두 번째 모형의 종이 울렸다.

한 번.

마을 위에서도 같은 종소리가 났다.

공동 화덕의 불이 지하까지 내려와 벽을 붉게 물들였다. 바닥의 물길은 썰물 방향을 거슬러 마을 안쪽으로 솟았다. 열한 모형의 폐허가 동시에 움직이기 시작했다.

라엔은 최종 각인을 시작했다.

아직 오지 않아야 할 재난이, 그 순간 현실이 되었다.